4월부터 7월까지는 광어가 가장 맛이 없는 시기다. 4-5월은 광어 맛이 알에 집중되면서 회 맛을 떨아뜨리고, 6-7월은 각종 영양소와 맛 성분이 알과 함께 배출되면서 광어 몸이 홀쭉해지기 때문이다. 가끔 7월에도 채 산란을 하지 못한 광어가 잡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광어는 4-7월 사이에 산란을 마무리한다.
*산란철 광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
양식 광어도 자연산과 마찬가지로 4-6월에 산란을 하면서 일부 맛이 떨어지기는 한다. 그래도 양질이 사료를 안정적으로 먹고 자라므로 품질 차이는 크지 않다.
일반 소비자들이라면 별 고민없이 그냥 평소대로 양식 광어를 사먹으면 될 일이다. 문제는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이다. 막 낚아낸 광어를 바로 회로 떠먹을 때 맛있다는 건 누구도 반박하기 어렵다. 그러나 여름 광어만큼은 바로 썰어 먹는 게 생각보다 맛이 있지는 않다.
그런데 공교롭게도 광어낚시가 가장 많이 성행하는 시기는 4-8월이다. 그렇다 보니 이 시기 광어낚시는 먹는 재미보다는 손맛으로 즐긴다.
그럼 낚은 광어를 집으로 가져온 후 ‘이 맛없는 광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’가 낚시꾼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. 이 시기, 즉 산란기 추천 광어요리는 ‘광어 가스’와 ‘피쉬 앤 칩스’가 있다. 중국식 광어찜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별미다. 남도 지방에서 즐겨먹는 광어 미역국도 좋다.
그래도 나는 회로 먹어야겠다는 사람에게는 좋은 방법이 있다. 광어의 살을 다시마에 감싸 감칠맛을 한층 높이는 ‘다시마 숙성회’가 바로 그것이다. 이 방법은 산란철 맛이 빠진 횟감을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회 숙성법이다.
광어처럼 제철과 어획 시기가 어긋나서 자연산의 맛을 오롯이 느끼기 어려운 횟감이 몇몇있다. 우리가 평소 사 먹는 자연산 생선은 대부분 산란을 위해 얕은 바다로 들어올 때 대량으로 어획한 것들이다.
쭈꾸미가 그렇고, 가자미가 그러하며 참돔과 감성돔, 도루묵,갈치, 조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생선들이 그렇다. 생선은 산란기 전후가 가장 맛이 떨어지지만 가장 보호받아야 할 시기가 이때이기도 하다.